그곳에는 임무영 검사가 있었다

오풍연 | 기사입력 2019/09/05 [04:54]

그곳에는 임무영 검사가 있었다

오풍연 | 입력 : 2019/09/05 [04:54]

‘대한민국 검찰은 죽었는가’. 지난 8월 27일 쓴 오풍연 칼럼 제목이다. 첫 단락만 소개한다. “조국 사건이 나날이 불거지고 있는데도 검찰은 침묵하고 있다. 마치 입을 맞춘 듯하다. 검찰을 지휘감독하는 법무장관 후보자가 공공의 적이 되다시피하고 있지만 입을 닫고 있는 것이다. 아직 아무 소리도 들어보지 못했다. 모두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이다. 지금쯤은 목소리가 나왔어야 했다. 우리 검찰이 건강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로부터 일주일만인 4일 마침내 내부에서 조국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내가 예상했던대로 부장검사급에서 나왔다. 최고참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고검 임무영(56‧연수원 17기) 검사가 검찰 내부 통신망에 글을 띄웠다. 임 검사는 윤석열(59‧23기) 검찰총장보다 사법연수원 6기 선배다. 그러니 누구보다 내부 생리를 잘 안다고 할 수 있다. 늦게나마 바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반갑기도 하다.

임 검사는 조 후보자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원희룡 제주지사도 같은 법대 82학번이다. 앞서 원 지사도 조국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사퇴 요구가 정당한 목소리가 아닌가 싶다. 지금 나오는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 수사 결과 더 많은 혐의가 나올지도 모른다. 아니 그럴 가능성이 크다.

임 검사는 “지금 대학가에서 어린 학생들까지 나서서 조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하는 마당에 우리가 손을 놓고 있으면 조 후보자가 ‘검찰은 자신의 임명을 반대하지 않는구나’ 하고 오해할까 두려워 조 후보자를 반대하는 검찰 구성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 이 글을 쓰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일종의 양심선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는 안대희 총리후보자, 문창극 총리후보자, 박희태 법무부장관의 사퇴 사례를 들며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 시절 인사검증을 담당해 장관후보자가 되었다 사퇴한 분들 가운데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조 후보자보다 더 무거운 의혹을 받았던 분들은 없다”면서 “그 분들에게 쏠렸던 의혹들을 모두 합해도 조 후보자 혼자 야기한 의혹보다는 가벼울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 후보자와 관련된 세 가지 의혹에 대해 이미 결론이 정해졌다는 말도 떠돈다"면서 "시중의 예상처럼 결론 내려진다면 설사 그게 진실이라 하더라도 누가 그 결론을 믿겠느냐. 이완구 전 총리, 우병우 전 민정수석 같은 분들은 그런 의구심을 없애기 위해 사퇴한 것"이라고 말했다.

동기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한 말은 이렇다. "조 후보자는 이미 과분한 자리를 노리다가 스스로 화를 자초했다. 그것도 일가족 전체에 화가 미치는 모양새여서 참 안타깝다. 지금이라도 스스로 물러나 자신과 가족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 검사는 보다 못해 자신이라도 나선 것 같다. 이처럼 용기 있는 사람이 나와야 건강한 조직이다. 내가 칼럼을 통해 촉구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래도 대한민국 검찰은 희망이 있다.

▲     © 오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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