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도 트위터 한 방에 날아갔다

오풍연 | 기사입력 2019/09/11 [08:51]

존 볼턴도 트위터 한 방에 날아갔다

오풍연 | 입력 : 2019/09/11 [08:51]

볼턴도 잘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로 이 같은 소식을 알렸다. 트럼프의 트위터는 무기와 다름 없다. 그대로 찌른다. 여기서 배겨난 사람은 없다. 트럼프 취임 이후 국가안보보좌관 3명이 같은 방식으로 물러났다. 굉장히 중요한 자리인데 자기와 마음이 맞지 않으면 그냥 날려 버린다. 트럼프의 용인술이라고 할까.

볼턴의 경질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시기만 남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의 강경론이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그는 6월 20일 이란이 미국 무인정찰기 드론을 격추한 데 보복 공습을 밀어붙였지만 트럼프는 150명의 사망자가 날 것이란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의 보고를 받곤 마지막 순간 취소했다. 같은 달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비무장지대(DMZ) 판문점 회동에 그를 아예 배제했다. 회동 시간 그는 나 홀로 몽골 울란바토르로 떠나야 했다.

트럼프는 10일(현지시간) 낮 12시 트위터에서 “나는 어젯밤 존 볼턴에게 그의 직무가 백악관에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통보했다”면서 “행정부 내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는 그의 많은 제안에 강하게 반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그에게 사임할 것을 요청했고 오늘 아침 내게 사직서를 냈다”면서 “다음 주에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을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도 트위터를 통해 맞대응했다. 그는 12분 만에 “내가 어젯밤에 사임을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 이야기해보자’고 했다”고 공개하면서 해고된 게 아니라 스스로 사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볼턴은 워싱턴포스트 등에 문자 메시지로 “분명히 할 건 내가 그만두겠다고 한 것”이라며 “적절한 때에 발언하겠지만 사임에 관해선 팩트를 말한 것이고, 내 유일한 염려는 미국의 국가 안보”라고 주장했다. 공개된 볼턴의 사직서에는 “나는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즉시 사임한다. 나라에 봉사할 수 있도록 이 기회를 마련해 준 데 감사한다”고만 되어 있다.

CNN방송은 이날 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을 해임한 것은 캠프 데이비드 협상에 대해 기자들에게 말했기 때문"이라며 "트럼프가 참지 못하는 한 가지가 (비밀) 누설"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9·11 테러 18주년을 앞두고 탈레반을 초청했다는 사실을 공개해 비난을 받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불 같은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볼턴의 퇴장은 향후 아프간 탈레반 뿐 아니라 이란, 북한 정책의 변화도 예고하고 있다. 빅딜론으로 비핵화 단계적 합의를 막았던 볼턴이 사라지며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비건 대북특별대표에 힘이 실릴 것 같다. 미국의 대북 관계에서 있어서도 더 유연해질 것이라는 뜻이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9월 하순 대화제의에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트럼프의 트위터를 통한 경질 통보. 미국식 실용주의로 볼 수 있을까. 다음엔 누가 경질될지 궁금하다.

▲     © 오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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