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은 왜 삭발을 못 하는가

오풍연 | 기사입력 2019/09/11 [15:12]

나경원은 왜 삭발을 못 하는가

오풍연 | 입력 : 2019/09/11 [15:12]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맨 먼저 머리를 깎았다. 조국 법무장관 임명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이를 두고 말들이 많다. 쇼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름답다고 한 사람도 있다. 평가가 다를 수밖에 없는 점도 인정한다. 하지만 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고 싶다. “당신도 삭발할 수 있느냐”고.

더군다나 여자가 삭발하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이언주는 저항의 표시로 삭발했다고 본다. 그때까지 누구도 결심하지 못한 것을 행동으로 옮겼다. 설령 쇼라고 해도 평가받을 만하다. 말은 누구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행동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삭발도 그렇고, 단식도 그렇다. 저항의 수단으로 종종 사용한다. 자유한국당은 그것마저 선수를 빼앗겼다.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묻는다. “삭발할 용기가 있느냐”고. 조국 임명도 1차적으로는 원내사령탑인 나경원에게 책임이 있다. 그런데 나경원은 입으로만 여당을 공격하지, 행동으로 한 것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을 임명하기 전에 삭발을 하고 단식에 들어갔더라면 결과가 어땠을까. 야당 원내대표라면 그런 결기가 있어야 한다.

나경원은 온실에서 자란 화초 같다. 말은 번지르르하게 한다. 조국 인사청문회도 증인 없이 하는데 동의했다. 오히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한테 배웠으면 좋겠다. 법사위 간사이기도 한 오신환은 끝내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했다. 한국당의 인사청문회 참석은 하지 않은 것만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조국 한 사람 불러놓고 청문회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었겠는가.

11일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이 삭발을 했다. 이날 삭발에는 김숙향 서울 동작갑 당협위원장도 함께했다. 박 의원은 "많은 국민이 분노하는 지금, 야당으로서의 책무와 국민의 명령이라고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삭발이 진행되는 동안 '문재인 아웃! 조국 아웃!'이라고 적은 플래카드를 들었다.

박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즉시 조국 장관을 해임하고 국민들께 사과하라"면서 "아울러 조국 일가를 둘러싼 모든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약속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은 자신들만이 정의이자 절대선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뿌리까지 무차별적으로 훼손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권의 퇴진에 국민들이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나경원은 오늘도 말 뿐이었다. 그는 당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 의원 등의 삭발과 관련해 "문재인 정권의 무도함에 대해 제도권 내 저항을 넘어선 저항이 필요하다는 수순으로 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심각한 우려가 있다"면서 "어제 법무부에서 나타난 일은 도저히 상상하지 못할 일로, 이에 대한 저항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늦게라도 나경원 역시 삭발에 동참하라. 야당 지지자들은 그것을 원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행동하는 원내대표가 필요한 때다.

▲     © 오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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