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내년 총선 불출마 시사점 크다

오풍연 | 기사입력 2019/09/18 [17:42]

양정철 내년 총선 불출마 시사점 크다

오풍연 | 입력 : 2019/09/18 [17:42]

민주당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최근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다소 의외다. 그동안 그의 광폭 행보가 의심을 덜 받게 됐다. 정치인이 이처럼 자기를 내려 놓으면 재평가를 받는다. 양정철은 문재인 대통령이 동지라고 할 만큼 최측근이다. 정치인이 출마를 접는 것은 큰 결심이다. 그는 문 대통령이 취임한 뒤 아무 직책도 맡지 않고 외국에 나가 있었다.

양 원장은 지난 5월부터 당에 출근하고 있다. 국회의장도 만나고, 국정원장도 만나고, 민간연구소까지 방문하는 등 말 그대로 광폭 행보를 보였었다.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받았다. 그런 양정철의 불출마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내가 보는 견해는 이렇다. 민주당의 물갈이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스타이일이기도 하다.

양정철 뿐만 아니라 민주연구원 부원장인 백원우 전 의원도 출마하지 않는다. 친문(親文) 두 사람의 불출마에 따른 후폭풍은 현역 의원, 특히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일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도 양 원장과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이호철 전 민정수석 등 핵심 측근들에게 불출마를 권유한 뒤 현역 물갈이에 착수한 적이 있다.

이해찬 대표 등 여당 중진들이 속속 불출마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 대표는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입각에 따라 불출마를 택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이어 5선의 원혜영 의원도 내년 총선에 나서지 않는 쪽으로 기울었다. 여기에 유은혜 교육부장관과 김현미 국토부장관까지 불출마 쪽으로 기울은 것 아니냐는 보도가 나와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당내에서 차기 국회의장 1순위로 꼽혔던 원 의원까지 불출마를 공식화하면 4선 이상 중진들의 거취는 그야말로 풍전등화가 될 것”이라며 “양 원장이 서울 구로을, 백 전 의원이 경기 시흥갑 출마가 유력했던 점을 감안하면 수도권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물갈이 바람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해찬-양정철 라인이 내년 총선의 총대를 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인재영입위원장은 이해찬 원톱이다. 현역 의원들에 대한 옥죄기도 이미 시작됐다. 실제로 민주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최근 각 의원실 앞으로 ‘국회의원 최종평가 시행 안내’라는 공문을 보냈다. 여기엔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수 없거나 출마 의사가 없는 의원은 객관적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문서를 선출직공직자평가위로 제출하기 바란다”고 적혀 있다. 솎아내기를 하겠다는 뜻이다.

아무래도 문 대통령과 가교 역할은 양정철이 할 것 같다. 내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청와대를 나온 수석과 비서관, 행정관도 30여명에 이른다. 이들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양정철에게 눈도장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설 지도 모른다. 아무튼 양정철의 불출마는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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