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에게 조국을 자를 명분이 생겼다

오풍연 | 기사입력 2019/09/27 [04:58]

文 대통령에게 조국을 자를 명분이 생겼다

오풍연 | 입력 : 2019/09/27 [04:58]

▲     © 오풍연



조국이라는 사람. 나도 장관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 야당은 오죽하겠는가. 26일 열린 대정부질문에서는 법무장관이라고 하지 않고, 법무부를 대표해서 나오라고 하는 일까지 있었다. 얼마나 미우면 그럴까. 조국은 이제 전국민적 밉상이 됐다.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을 사람이 없다. 어떤 말을 해도 진심으로 안 들린다.

 

하지만 똑 부러지게 한 말이 있었다. 자기 집을 압수수색하는 팀장 검사와 통화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 파장은 컸다. 메가톤급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을 버젓이 했다고 공개했다. 그것도 쉽게 인정했다. 법무장관이 아닌 가장으로서 아내를 위해 그런 말을 했다고 통화 사실을 시인했다. 하긴 그것마저도 부인하지는 못 했을 것으로 본다. 통화를 한 당사자가 검사이니 거짓말을 할 수 없었을 게다.

 

조 장관은 수사 개입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검찰을 인사·행정적으로 관할하고 수사지휘권을 가진 법무부 수장이 자신을 수사하는 검사와 통화했는데 그것이 수사 개입이 아니면 무엇인가. 제1·2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직권을 남용했다"며 조 장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조국 정국'은 다시 요동칠 전망이다.

 

역설적으로 문 대통령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동안 조국을 자르려고 해도 명분이 없었다. 대통령이 법무장관에 앉혀 놓고 달라진 상황이 없는데 바꿀 수는 없었다. 그러나 조국이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 어쨌든 수사 검사와 통화한 것은 잘못 했고, 비난받아 마땅하다. 변호사 출신인 문 대통령도 사안이 가볍지 않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대통령도 그것을 명분으로 조국을 자르면 된다. 조국도 거기에 대해서는 이유를 달지 못할 것으로 본다.

 

조국은 형법을 전공한 학자다. 그런 사람이 수사 검사와 통화를 하면 파장이 커질지 몰랐다면 법무장관 자격이 없다고 하겠다. 스스로 화를 자초한 셈이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지난 월요일(23일) 검찰이 자택 압수수색을 시작할 무렵 압수수색을 하는 검사 팀장과 통화한 사실이 있느냐'는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의 질문에 "네. 있다"고 답했다.

 

그는 주 의원 등의 이어진 질문에 대해 "압수수색을 시작하고 검사가 집으로 들어온 뒤에 제 처가 놀라서 압수수색이 들어왔다는 연락을 줬다"면서 "그 상황에서 너무 걱정되고 갈 수가 없었기 때문에 제 처 옆에 있던 분, 이름을 얘기했는데 기억은 잘 안 나지만 그분을 바꿔줘 '제 처가 불안한 것 같으니 압수수색을 하시되 제 처의 건강 문제를 챙겨달라'고 말하고 끊었다"고 설명했다.

 

아내가 전화를 바꿔 주어도 끊었어야 마땅하다. 법무장관과 수사 검사의 통화는 설명이 필요 없이 부적절하다. 설령 격려를 했어도 수사 개입이라는 오해를 살 만하다. 그런데 부탁을 했으니 빼도 박도 못하게 됐다. 문 대통령이 더는 인내심을 발휘하지 말라. 이런 장관을 옆에 두고 있으면 지금 유지하고 있는 지지율도 까먹는다. 당장 경질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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