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위험한 숫자놀음을 하고 있다

오풍연 | 기사입력 2019/09/29 [06:23]

대한민국은 지금 위험한 숫자놀음을 하고 있다

오풍연 | 입력 : 2019/09/29 [06:23]

▲     © 오풍연



28일 저녁 서울중앙지검 앞 집회에 수십만~100여만 명(집회 측 주장)이 모였다고 득의양양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도 이 같은 모임을 보고 좋아할까. 만약 그렇다면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숫자도 의사 표현을 잴 수 있는 수단이기는 하지만 굉장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2분법적 사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많이 모였으니 조국을 사퇴시키지 않고 검찰 개혁을 밀어붙여야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만약 10월 3일 문 대통령 퇴진 요구 집회에 더 많이 모이면 퇴진해야 한다는 논리와 다를 바 없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정부여당이 할 일이다. 그런데 민주당 안팎에서는 공공연히 집회 참가를 부추기기도 했다.

 

진영이 지금처럼 갈라져 있으면 역작용도 생긴다. 가령 9월 28일 집회에 100만명이 모였다고 하면 그것을 깨고 싶은 심리가 생길 거다. 그러다보면 200만~300만 명이 모일 수도 있다. 왜 이처럼 위험한 숫자놀이를 하는가. 정부가 국민들에게 이성을 찾도록 호소해야 한다. 그냥 놔둘 경우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 박근혜 탄핵 당시가 떠오르는 것은 나만 그럴까.

 

사법적폐청산 범국민 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서 '제7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반포대로 서초역∼서초경찰서 인근 누에다리, 서초대로 서초역∼교대역 구간 등 총 1.6㎞를 가득 메운 집회 참가자들은 '조국 수호', '검찰 개혁' 등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조 장관 가족을 둘러싼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와 이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적폐'로 규정하며 이를 청산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은 "검찰과 언론이 조 장관과 부인 정경심 교수를 피의자로 몰아가고 있지만 이들은 사실 피해자"라며 "진짜 공동정범은 70년간 헌법과 국민 위에 군림하며 직권을 남용하는 검찰과 그들이 흘린 정보를 받아쓰는 언론"이라고 강조했다. 발언대에 선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배반하고 '검찰 쿠데타'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한 촛불이 1차 촛불혁명이었다면, 검찰 적폐를 척결하는 이번 촛불은 2차 촛불혁명"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요구는 수사를 하지 말라는 소리와 똑같다. 그것을 지핀 사람은 바로 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이 선봉에 서서 집회를 촉구한 셈이다. 이 같은 장외 집회는 되고, 문 대통령 퇴진 요구는 안 된다는 논리를 펼 것인가. 박근혜 때는 국민 거의 모두가 한 목소리를 냈다. 국정 농단이 확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다르다. 조국 퇴진이 문재인 퇴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것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지금 새벽 2시 6분이다. 매일 이 시간에 일어나 오풍연 칼럼을 쓰지만 매우 착잡하다. 수출이 늘었다는 칼럼 등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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