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실탄 발사, 사태 최악으로 치달아

오풍연 | 기사입력 2019/10/02 [05:32]

홍콩 경찰 실탄 발사, 사태 최악으로 치달아

오풍연 | 입력 : 2019/10/02 [05:32]

▲     © 오풍연



1일 홍콩에서 터지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났다. 홍콩 경찰이 시위대에 실탄을 쏴 한 명이 가슴에 총상을 입은 것. 중상이라고 한다. 경고 사격과 실제 사격은 엄청 다르다. 홍콩 시민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총상을 입은 사람은 고등학생이다. 대학생, 나아가 고등학생까지 거리로 몰려나올 공산이 크다. 집회는 이처럼 오래 끌면 과격해지기 마련이다. 우리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홍콩 명보는 이날 시위를 벌이던 18세 학생이 경찰이 쏜 실탄에 가슴을 맞아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6월 15일 시위가 시작된 이래 경찰 총에 시위대가 다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총알을 발사해 시위대가 부상한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신중국 건국 70주년 국경절을 맞아 베이징은 사상 최대 열병식 등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하지만 홍콩에선 ‘국경절 애도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상화를 불태우는 등 극심한 반중국 정서를 드러냈다. 홍콩 사태가 다시 악화할 조짐이다.

 

이날 오후 4시 15분(현지시간, 한국시각 오후 5시15분) 홍콩 북부 췬완 지역에서 시위대 한 명이 경찰의 총알에 맞아 쓰러졌다. 이 남성이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길바닥에 쓰러지는 영상이 홍콩 성시대학교 페이스북에 올라왔고 이는 순식간에 SNS로 퍼졌다. 세계 모든 언론에 공개됐다. 이 영상에 따르면 그는 바닥에 누운 채 “나를 병원에 보내달라. 가슴이 아프다. 내 이름은 창즈킨(Tsang Tsz Kin)이다”고 말한다. 옆에 있던 기자가 “상태가 좋지 않다. 가슴에서 피가 나온다”고 다급하게 말하는 장면도 담겼다.

 

학생이 경찰에 총알을 맞는 장면도 보여주었다. 시위대가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창즈킨이 무장 경찰을 향해 달려와 몽둥이를 휘두르려는 순간 이를 본 경찰이 그를 향해 총구를 겨눴고 불빛이 반짝이며 총알이 발사됐다. 창즈킨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다 결국 쓰러졌고 왼쪽 가슴 부위에서 출혈도 확인됐다. 모든 게 순식간에 일어났다.

 

일찍이 홍콩 사태는 이 같은 비극을 안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위는 갈수록 과격해졌다. 쇠파이프와 화염병이 등장했고, 경찰도 완전 무장을 한 채 맞섰다. 사실 충돌은 시간 문제였다. 어제 그것이 터졌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이 총상을 입으면 시위 양상도 달라진다. 더 과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당국도, 중국 본토도 긴장할 듯하다.

 

홍콩 경찰은 뒤늦게 유감을 표명했다. 욜란다 유 호이 관 총경은 “오후 4시쯤 시위대가 타이호가 인근에 있던 경찰들을 공격했고, 생명의 위협을 느낀 한 경찰이 대응사격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며 “경찰은 그 누구도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제는 엎질러진 물이다. 홍콩 당국이 수습해야 한다.

 

평화적 시위도 오래 끌면 이 같은 불상사를 초래할 수 있다. 10월 3일 광화문 집회도 우려스럽다. 어쨌든 폭력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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