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총리도 거리 정치를 방조한다

오풍연 | 기사입력 2019/10/05 [06:53]

대통령도, 총리도 거리 정치를 방조한다

오풍연 | 입력 : 2019/10/05 [06:53]

▲     © 오풍연



4일 하루 종일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총리의 입만 쳐다 보았다. 그러나 역시나였다. 그들의 입에서 거리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다시 말해 방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명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텐데 애써 외면한다. 대통령으로서, 총리로서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당장 5일 장외 집회가 예정돼 있는 데도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다. 비정상이 아닐 수 없다.

 

거듭 얘기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두 동강 나 있다. 하루 빨리 치유해야 하는데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그럼 누가 수습한다는 말인가. 정부가 나서서 할 수밖에 없다. 물은 이미 엎질러졌다. 더 번지기 전에 닦아야 한다. 오늘 오전이라도 문 대통령이, 아니면 총리라도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자제를 당부해야 한다. 집회 주최 측도 취소하는 결단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

 

그나마 문희상 국회의장이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국회의장은 힘이 없다. 호소하는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국회의원들도 마음은 다른 데 가 있다. 조국 사태와 내년 총선 분위기에 묻어가려고 하는 것이 정치인의 특징이다. 어쩌면 이 사태를 즐길지도 모른다. 국회의원은 원래 그런 사람들이다. 이 와중에 잘 보이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삭발이나 단식 등으로.

 

문 의장은 이날 "갈등을 부추기는 행태에 우려를 표한다"면서 "국민 분노에 가장 먼저 불타 없어질 것이 국회"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최근 보수와 진보 진영 간 세 불리기 장외집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이 정기국회 국정감사보다는 진영 대결에 더 몰두하고 있는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문 의장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정치 지도자라는 분들이 집회에 몇 명이 나왔는지 숫자 놀음에 빠져 나라가 반쪽이 나도 관계없다는 것 아닌가"라며 "분열의 정치, 편 가르기 정치, 선동 정치도 위험선에 다다랐다"고 말했다고 한민수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문 의장은 또 "당장 오늘 국회가 없어진다고 해도 국민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을 상황을 스스로 만들고 있다"면서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다 태우자는 것 아닌가. 국민 분노에 가장 먼저 불타 없어질 것이 국회라는 것을 이제라도 깨달아야 한다"고 상기시켰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보수와 진보 간 장외대결에 대해서는 "국가 분열, 국론 분열이 한계선을 넘는 매우 위중한 상황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가 갈등과 대립을 녹일 수 있는 용광로가 돼도 모자랄 판인데 이를 부추기는 행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이는 대의 민주주의 포기다. 정치 실종 사태를 초래해 국회 스스로 존재 이유를 상실하고 있다"면서 "서초동과 광화문 집회에 나선 국민 뜻은 충분히 전달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국회가 답해야 한다. 여야 정치권이 자중하고 민생과 국민 통합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구구절절이 옳은 말이다. 왜 청와대는 이 같은 생각도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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