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원의 행복, 계족산과 함께

오풍연 | 기사입력 2019/10/06 [06:39]

3만원의 행복, 계족산과 함께

오풍연 | 입력 : 2019/10/06 [06:39]

▲     © 오풍연



어제 하루는 아무 생각 없이 놀았다. 오풍연구소 위원님들과 함께 대전 계족산을 올랐다. 태풍 미탁도 지나간 뒤끝이라 날씨도 좋았다. 맑은 날씨는 아니었지만, 비도 오다 그쳐 산행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 오히려 해가 뜨지 않아 더 나았다. 우리는 오풍연구소를 노(老)치원이라고 한다. 뜻 그대로 풀이하면 어른들의 놀이터. 실제로 그랬다.

 

서울서 내려가고, 대구서도 올라왔다. 모두 15명이 산행을 함께 했다. 1차 집결지는 대전역. 다들 정확한 시간에 도착했다. 오풍연구소 나름의 전통이기도 하다. 늦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지금까지 행사 때마다 그 같은 원칙을 이어오고 있다. 대단한 분들이다. 그러니 한 치의 오차도 없다. 뭐든지 척척 알아서 한다고 할까.

 

나 역시 들뜬 기분이었다. 보통 저녁 9시 전에 자는데 그저께는 좋아서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자정을 넘겨 오풍연 칼럼을 미리 써놓고 새벽 1시 30분쯤 잠에 들었다. 이런 날은 아주 드물다. 서울역에서 8시 15분 출발하는 KTX를 탔다. 대전까지는 1시간 2분. 대전역에 도착하니까 나보다 먼저 와 계신 분들도 있었다. 9시 30분쯤 집결을 완료했다.

 

이번 행사는 대전에 살고 있는 위원님들이 수고를 해주셨다. 특히 송점순 위원님과 박범정 위원님이 만반의 준비를 했다. 대전 위원님들은 한결같이 성품이 곱고 착하다. 모범생 같다고 할까. 대전역에서 계족산까지는 승용차를 이용했다. 일행이 많지 않아 승용차 3대를 나눠 탔다. 직접 계족산으로 오신 분들도 있다. 10시 조금 넘어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계족산은 황톳길이 유명하다. 나랑 3333번째 페친이기도 한 맥키스컴퍼니 조웅래 회장님이 사비를 들여 만든 것.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말이 필요 없다. 궁금하면 한 번 가보시라. 우선 그 규모에 놀란다. 보통 황톳길이라고 하면 수백m쯤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황톳길은 둘레가 무려 14km나 된다. 그것을 인공으로 만들었다.

 

전북 김제와 익산에서 흙을 사와 만든 것. 1년에 2000t 가량 구입한다고 했다. 조 회장님이 재미 있는 얘기를 한다. 원래 맥키스컴퍼니는 지역 소주회사다. ‘이제우린’이라는 소주를 만든다. “제가 소주 재고는 잘 모르지만, 황토 재고는 꼭 챙깁니다.” 재고가 충분해야 황토가 비에 씻겨 내려가도 다시 깔 수 있기 때문이다. 누가 보면 무모한 짓이라고 할 수도 있다. 조 회장님은 그것을 해냈다. 깔고, 또 깐다. 1년 소요 예산은 10억원 이상. 보통 정성이 아니다.

 

황톳길을 걸으면 촉감이 아주 좋다. 진흙의 묘미를 맛본다고 할까. 그 느낌 역시 직접 체험을 해보아야 알 수 있다. 점심은 산 중간쯤에서 송점순 위원님이 챙겨온 도시락을 먹었다. 정성이 가득했다. 이른 저녁도 함께 했다. 닭도리탕에 보리밥. 정말 맛 있었다. 입도 호강한 날이었다. 우리가 미리 걷은 회비는 1인당 3만원.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 “모두 행복했습니다.” 오랜만에 행복을 만끽한 하루였다. “자 떠나자. 행복을 찾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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