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동생 영장 기각과 이충상 교수

오풍연 | 기사입력 2019/10/10 [05:33]

조국 동생 영장 기각과 이충상 교수

오풍연 | 입력 : 2019/10/10 [05:33]

▲     © 오풍연



9일 서울 광화문 집회와 함께 눈길을 끈 두 사람이 있었다. 둘은 실시간 검색어 상단을 오르내리기도 했다. 조국 동생 구속영장을 기각한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부장판사와 명 부장을 질타한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이충상 교수. 이 교수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를 지냈기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 교수는 연수원 14기, 명 부장은 연수원 27기다.

 

조국 남동생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법원의 희한한 잣대를 본다. 남동생에게 돈을 준 두 사람은 구속됐다. 돈을 받은 사람이 더 엄하게 처벌받는 것은 상식. 그런데 그 반대다. 이를 어떻게 설명할까. 이날 새벽 영장이 기각된 뒤 내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오랫동안 검찰을 출입했지만,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한 사람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도 처음 보았다. 이례적인 것 만큼은 틀림 없다.

 

오죽했으면 선배 영장전담부장판사가 명 부장을 질타하고 나섰을까. 이 교수는 법원에 오점을 남긴 날이라고도 했다. 수치스럽다는 얘기다. 이 교수의 얘기를 들어보자. 명 부장이 기각한 사유보다,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이번 기각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판사의 재량권을 넘어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 교수는 지인들에게 보낸 A4 2장 분량 서신을 통해 “조국 법무부 장관 동생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를 기각한 오늘은 법원 스스로 오점을 찍은 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명 부장은 조씨에 대해 주요 범죄(배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주거지 압수수색을 포함해 광범위한 증거 수집이 이미 이뤄진 점, 배임수재 부분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사유로 들어 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조국 동생은 종범에게 증거를 인멸하고 외국으로 도망하라고 교사했다”면서 “이런 영장을 기각한 명재권은 법원장의 의향에 따라 영장 재판을 해온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필자가 영장전담 부장판사로 재직한 2004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며 일화도 소개했다. 2004년 여택수 당시 청와대 부속실장 직무대리가 롯데쇼핑 사장에게 현금 3억원을 받은 사건이라고 전했다. 여 전 실장에 대한 첫 영장은 기각됐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재청구했다. 그것을 자신이 맡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검찰이 재청구한 영장을 담당하게 되자 법원행정처 고위 법관이 필자에게 강하게 기각을 요구하면서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말하겠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청와대의 강한 압력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이 틀림없다”면서 “영장을 발부했더니 ‘부속실장 구속에 권양숙 여사가 대성통곡’이라는 기사가 났다”고 적었다. 그는 “필자는 전라도 사람이고 처가도 전라도”라면서 “대한민국의 통합과 법원에 대한 신뢰를 위해 이 글을 썼다”고 마쳤다.

 

판사의 결정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경우는 충격적이다. 국민들의 분노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명 부장은 듣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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