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경제성장률 2%로 낮췄는데도 정부는 딴소리

오풍연 | 기사입력 2019/10/16 [08:49]

IMF, 한국 경제성장률 2%로 낮췄는데도 정부는 딴소리

오풍연 | 입력 : 2019/10/16 [08:49]

한국 경제는 위기인가. 청와대 등 정부 관계자 설명을 들어보면 위기가 아니고, 국내외 주요 연구소 예측을 들여다보면 위기가 맞다. 문재인 대통령부터 우리 경제는 괜찮다고 주장한다. 그러니 다른 청와대 참모나 각 부처 장관들도 같은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만약 다른 목소리를 내면 바로 찍힌다. 그러는 동안 우리 국민들은 한국 경제가 나쁘지 않은 걸로 착각하게 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6%포인트나 낮췄다. 청와대에서 “경제가 선방하고 있다”고 낙관적인 경제인식을 밝힌 지 이틀 만에 나온 큰 폭의 성장률 하향 조정이다. IMF는 15일 ‘세계 경제 수정전망’ 보고서를 내고 올해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2.0%, 2.2%로 전망했다. 지난 4월 전망에서 2.6%ㆍ2.8%로 전망하던 것을 0.6%포인트씩 내린 것이다.

물론 우리 경제만 나빠진 게 아니다. IMF는 세계 경제의 전망치를 3.3%에서 3.0%로 0.3%포인트, 선진국 경제를 1.8%에서 1.7%로 0.1%포인트 각각 내렸다.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국의 낙폭이 큰 셈이다. 투자와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미ㆍ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경기 침체 등으로 수출마저 쪼그라드는 것이 한국 경제에 대한 눈높이를 낮춘 요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정부의 진단은 너무 다르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이른바 ‘30-50 국가’(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인 국가) 중 성장률이 둘째로 높다는 점을 근거로 “한국 경제는 선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쉽게 (경제) ‘위기’를 이야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라고도 했다. 아마 문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이 같은 설명을 했을 것으로 본다.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했던 김광두 교수가 일침을 놓았다. 그는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내외의 대다수 전문가들, 세계 자본시장에 큰 영향력을 가진 분석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한국경제를 우려하는 견해를 내놓고 있는데, 대통령을 보좌하는 고위 관료가 이들이 다 틀렸다는 궤변을 거리낌 없이 내놓아 일부 소수 정치궤변가들을 따라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일부 정치인들의 궤변을 닮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정치적 궤변은 그 정치인들의 신뢰에 먹칠을 하고 지나가는 한줄기
악취일 수 있다”면서 “그러나 고위 경제정책 책임자의 궤변은 정부의 정책에 대한 불신을 키워 경졔정책의 유효성을 떨어 뜨린다. 양치기 소년의 말을 누가 믿고 따르겠는가?”라고 물었다. 김 교수의 지적이 백번 옳다. 국민의 눈을 흐리게 하는 것도 죄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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