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법무차관‧검찰국장을 꼭 불렀어야 하나

오풍연 | 기사입력 2019/10/17 [06:44]

대통령이 법무차관‧검찰국장을 꼭 불렀어야 하나

오풍연 | 입력 : 2019/10/17 [06:44]

▲     © 오풍연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법무차관과 검찰국장을 청와대로 불러 검찰개혁을 주문했다. 대통령이 누군들 못 부르겠는가. 진행과정을 직접 보고해 달라고도 했다. 대통령이 챙기겠다는 뜻이다. 말의 꼬투리를 잡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모양이 좋지 않다. 국정의 우선 순위는 검찰 개혁이 아니다.

 

제도를 바꾼다고 될 일도 아니다. 마인드 자체를 바꾸어야 검찰 개혁은 성공한다. 대검도 찔끔찔끔 개혁안을 발표하지 말라. 무슨 애들 장난하는 것 같기도 하다. 발표는 간결하되 강력해야 한다. 그런데 결기가 안 보인다. 전시용 발표 같다. 법무부도, 대검도 만신창이가 됐다. 검찰의 흑역사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오수 법무부 차관과 이성윤 검찰국장을 청와대로 불렀다. 이 자리에서 “검찰 내에 강력한 자기정화 기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감찰 방안을 마련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검찰총장 영향권에서 벗어나 검찰조직 전반을 실질적으로 상시 감찰할 수 있는 방안을 법무부가 주도해 만들라는 것으로, 강력한 감찰을 통해 검찰권 남용이나 검찰 비리를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지금이냐는 얘기가 나올 만하다.

 

이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윤 총장의 얼굴을 마주보는 대신 법부무 간부 2명을 부른 셈이다. 대통령이 윤 총장 옥죄기에 나섰다고 할까. 어쨌든 윤 총장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눈밖에 났다고 할 수 있다. 나도 법조를 오래 출입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 대통령이 이 둘에게 지시하는 장면도 공개됐다. 대통령은 지시하고, 받아쓰는 모습이 영 어색했다.

 

문 대통령은 “대검에도 자체의 감찰 기능이 있고 법무부에도 이차적인 감찰 기능이 있는데, 대검의 감찰 기능도 법무부의 감찰 기능도 실효성 있게 작동되어 왔던 것 같지가 않다”면서 “대검의 감찰 방안, 법무부의 이차적인 감찰 방안들이 실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그래서 그것이 검찰 내에 아주 강력한 자기정화 기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들을 마련해서 준비가 되면 저에게 직접 보고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지시했다. 김오수 차관이 장관으로 승진할지, 아니면 그대로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거운 짐을 안겼다고 할까.

 

아울러 “이미 발표된 개혁 방안 외에도 추가적인 방안들이 있다면, 또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도 추가적인 방안들을 제시할 테고, 또 검찰에서도 이런저런 개혁 방안을 스스로 내놓을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있다면 직접 저에게 보고해 달라”고도 했다.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위해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

 

서울지검 특수부만 해도 그렇다. 그동안 특수3부까지 있었는데 특수4부를 더 만든 것도 문재인 정부 때다. 그리고 이제와서 특수부를 축소한다느니 하니까 진정성에 의심을 받는 것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말이 생각난다. 국정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 한마디에 왔다갔다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아쉬운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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