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새집을 지으면 이길 수 있다

오풍연 | 입력 : 2020/01/13 [15:08]

내가 유승민 지지자는 아니다. 하지만 그의 보수통합 3원칙은 지지한다.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 보수로 가자, 새 집을 짓자. 방향은 옳다고 본다. 그래야 박근혜의 어두운 그림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어쨌든 박근혜는 역사의 죄인이다. 국민을 배신했다. 아직도 박근혜 타령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박근혜 팔기다. 그게 통할 리 없다. 극성은 목소리만 클 뿐이다.

나는 3원칙 중 새집을 짓자는 대목을 가장 주목한다. 올 총선에서 한국당도, 새보수도 안 된다. 새 집을 짓고 당명도 바꾸어야 한다. 그러려면 둘이 합쳐야 한다. 나머지 우리공화당 등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야당의 본류는 두 당으로 보면 무난하다. 합치지 않고 지금처럼 각자 출마하면 어려워진다. 공천을 놓고 아옹다옹하면 통합이 물건너 간다.

두 당은 13일 맞장구를 쳤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를 언급, "저희도 동의한 보수·중도 통합의 6대 기본원칙이 발표됐다. 이 원칙들에는 새보수당에서 요구해온 내용도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통합 원칙과 새보수당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는 우회적 방식을 통해 새보수당의 요구에 화답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교안 대표와 한국당 최고위가 합의한 내용은 새보수당의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한 것으로서, 보수재건과 혁신 통합으로의 한걸음 전진이라고 평가한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국당이 흔들리지 않고 이 보수재건 3원칙 포함된 6원칙, 6원칙을 지키는지 예의주시하면서 양당간의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두 당 모두 통합만이 살 길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솔직히 나는 비관적으로 본다. 우선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의원 간 궁합이 맞지 않을 것 같다. 황 대표가 친박에 얹혀 있기 때문에 다시 돌아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 유승민도 황 의원 밑으로 들어갈 공산은 크지 않다. 얼마 전에도 얘기했지만 둘이 권력을 나누면 가능할 지도 모른다. 대권과 당권을 분리하면 된다. 둘다 가지려고 하기에 통합이 어렵다.

만약 두 당이 합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보수 야당은 하나라는 인식을 심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해볼만 하다. 어차피 진보진영은 각자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 민주당, 정의당, 대안신당 중심으로 갈라질 것 같다. 야권이 통합하면 절호의 찬스가 온다. 국민을 실망시키지 말라.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