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여의도 최고참은 홍준표

오풍연 | 입력 : 2020/06/02 [03:42]

홍준표가 페이스북에 재미 있는 글을 올렸다. 자신이 국회의원 300명 중 최고참이라고 했다. 쭉 살펴보니 그랬다. 나는 1988년 13대 국회부터 취재현장에 있었다. 홍준표는 1996년 15대 때 첫 배지를 달았다. 말하자면 90년 대 학번은 홍준표 딱 한 사람이다. 나머지는 모두 2000년 이후 배지를 달았다. 국회의장에 내정된 박병석 의원도 2000년 16대 국회 때 입성했다.

20대 때는 80년 대 학번도 있었다. 8선인 서청원 전 의원이 그랬다. 서 전 의원은 1981년 11대 때 국회의원이 됐다. 이번 21대 국회는 세대교체가 많이 이뤄졌다. 다선 중진들이 불출마를 하거나 대거 낙선했다. 최고령 의원도 73세인 김진표 의원이다. 20대 최고령은 박지원 강길부 전 의원의 78세였다. 국회가 상대적으로 젊어졌다고 할까.

홍준표는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느덧 세월이 흘러 국회 최고참이 됐다"면서 "국회 학번이 96학번(1996년 당선)이고, 15대 국회의원 출신은 이제 나밖에 남지 않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국회의장으로 내정된 박병석 의원도 16대 00학번 출신이니 부끄럽게도 내가 최고참"이라고 덧붙였다. 홍준표는 66살, 박 의장은 68살이다.

홍준표는 "41세 혈기방장하던 시절, 첫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던 때는 들뜬 가슴으로 직무를 시작했으나, 어느덧 25년이 흘러 노익장이 됐다"면서 "차분하게 서두르지 않고 하나하나 짚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여의도 생활을 후회 없이 보냈으면 한다"고 적었다. 대권 도전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다짐인 셈이다.

과연 홍준표는 또 다시 대권에 도전할 수 있을까. 그의 앞에 가로 놓여 있는 장막은 많다. 그것을 걷어내야 한다. 우선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버티고 있다. 김종인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홍준표는 그 전에 통합당을 두드리겠지만 복당이 쉬울 것 같지는 않다. 김종인과 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인도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라 재임 중 홍준표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 홍준표의 선택지가 좁아진다. 스스로 대권도전에 나설 수밖에 없다. 당의 힘을 빌리지 않고, 혼자 뛰어야 한다는 뜻이다. 홍준표가 독불장군형이기는 하지만 한계에 부딪칠 수도 있다. 혼자서는 아무리 뛰어봤자 벼룩인 까닭이다. 홍준표에게 줄을 서는 의원들도 거의 없을 게다. 김종인이 고립무원의 처지를 만들지도 모른다.

홍준표가 이를 돌파해 나가야 하는데 그럴 만한 뒷심이 있을까. 홍준표는 알아주는 싸움닭이다. 그 전까지는 당을 업고 싸웠다. 이번에는 혼자 싸워야 하기 때문에 난관이 예상된다. 그래도 물러날 사람은 아니다. 홍준표의 홍준표에 의한, 홍준표를 위한 대권도전을 할 것이다. 어쨌든 대권 예비경선에 뛰어들 터. 나는 최종 후보는 어렵다고 본다. 새 술은 새 부대라는 시대적 대세 앞에 무릎을 꿇을 것 같다. 홍준표가 최종 후보가 된다면 이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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