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아침고요수목원을 둘러보고

오풍연 | 입력 : 2020/06/03 [01:58]

어제 경기도 가평에 갔다가 아침고요수목원도 둘러보았다.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방문은 처음이다. 방송에도 자주 소개되는 곳이다. 그러나 별다른 관심 없이 보았었다. 가평 지인 집을 방문했는데 아침고요수목원을 안 가봤으면 한 번 가보자고 했다. 그래서 지인을 따라갔다. 처음에는 입구까지만 갔다 오려고 했다. 내 스타일이기도 하다.

일행 중 한 명이 온 김에 들어가 구경을 하자고 했다. 나도 오케이. 왠지 구경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이 수목원은 축령산 기슭에 있다. 물론 축령산도 가보지 않았다. 수목원 입구까지 멋진 커피숍이 많다. 모두 디자인이 독특하다. 한 번쯤 들어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할 정도로 자태를 뽐낸다. 사실 수목원에 간 것도 커피를 마시다가 의기투합했다.

입구에서 지인이 입장권을 샀다. 1인당 요금은 9500원. 결코 싼 가격은 아니다. 그럼 볼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하면서 일행들과 함께 발길을 옮겼다. 초입부터 실망시키지 않았다. 수목원 면적은 5만평. 산을 그대로 살렸다. 평지는 평지대로, 비탈은 비탈대로 손을 가급적 덜 댄 느낌을 받았다. 인공미가 많이 묻어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것을 누가 만들었을까 궁금했다. 사설 수목원이다. 만든 이는 한상경. 서울 삼육대 원예학과 교수 출신이다. 그가 90년 대 중반부터 만들었다고 한다. 또 한 번 인간의 위대함을 느꼈다. 2년 전 천리포수목원을 갔을 때도 같은 인상을 받았다. 천리포수목원을 만든 이는 벽안의 미국인 민병갈. 아침고요수목원은 천리포수목원보다 2배 이상 큰 규모다. 나무와 꽃의 종류는 다르지만, 꼭 한 번 둘러볼 만한 곳들이다.

한상경에 관한 기사를 검색해 보았다. 깜짝 놀랄 만한 뉴스가 있었다. 올해 70살인 그가 2004년부터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고 했다. 인터뷰 내용이 매우 감동적이었다. 수목원을 만든 과정 등이 소개됐다. 그의 관심은 오로지 꽃과 나무였다. 그 결과 오늘의 멋진 수목원이 탄생됐다. 스페인 알함브라 궁전이 멋지다고 하지만, 그에 못지 않았다. 아니 내 눈에는 더 이뻐 보였다. 꽃도, 나무도.

아침고요수목원은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있었다.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20여개의 테마공원이 조성돼 있다. 각기 특색이 있다. 마치 파노라마를 연상케 했다. 한 장면이 스치고 지나가면 다음 장면이 나왔다. 내 눈길을 사로잡은 곳이 있다. 천년향. 천년이 된 향나무다. 안내문을 읽어 보았다. 경북 안동 수몰지역에 있던 향나무를 이곳으로 옮겨왔다고 했다. 아주 멋지게 생겼다. 가격을 매길 수 없을 것 같았다.

1시간 30분 정도 둘러보았는데 수박 겉핥기 식으로 돌아다녔다. 또 기회가 되면 다시 와서 찬찬이 보고 싶었다. 하루 코스로 잡으면 좋을 듯 했다. 사진을 여러 컷 찍었는데 아주 예뻤다. 드라마 촬영장소로도 종종 이용된단다. 서울에서 멀지 않다. 꼭 둘러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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