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그도 미투에 연루됐었다니

오풍연 | 입력 : 2020/07/10 [02:03]

박원순 서울시장의 실종 및 자살. 소설이 아니었다. 어제 저녁 가족들과 외식을 하고 있는데 아내가 카톡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박 시장이 실종됐다는 메시지였다. 나는 그럴 리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누가 장난치는 줄 알았다. 그만큼 충격이 컸다. 그를 잘 알기에 정말 믿기지 않았다. 1987년 법조를 출입할 때부터 알고 지내온 사이다.

자막 뉴스를 보고 직감했다.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으로 봤다. 평소처럼 저녁 8시 30분쯤 잤다. 그리고 12시 30분쯤 일어났다. 뉴스를 검색해 보니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 속보로 떴다. 내 예상대로였다. 그냥 죽을 리 없다. 뭔가 있을 것으로 봤다. 뜻밖에도 뭔가는 미투였다. 서울시청 전 비서가 지난 8일 박 시장을 성추행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고 한다. 고소를 한 지 하룻만에 이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어쨌든 고인의 명복을 빈다. 하지만 박원순이기에, 그동안 약자를 대변해온 인권변호사 출신이기에 파장이 더 클 것 같다. 더군다나 차기 대권주자로 각인돼온 인물이기도 하다. 민주당 당권 경쟁 및 대권 경쟁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듯 하다. 아울러 민주당은 ‘더불어미투당’이라는 오명을 씻기 어렵게 됐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박원순까지 미투 사건으로 낙마를 한 셈이다. 민주당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개인의 일탈로만 보기에도 너무 많이 나갔다.

정치권에는 ‘안이박김’이라는 얘기가 나돈 적이 있다. 낙마할 사람들을 꼽았다고 할까. 안희정 이재명 박원순 김경수 등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게 사실로 드러나고 있으니 당사자들도 신경이 쓰일 것으로 본다. 이제는 국민들도 민주당에 등을 돌릴지 모르겠다. 한 두 번도 아니고 잇따라 터지는 미투에 식상해 할 것은 뻔하다. 그들에게 어떻게 정권을 맡길 수 있겠는가. 민주당은 그런 차원에서 깊은 고민을 해야 할 듯 싶다.

박 시장이 10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의 딸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한지 7시간 만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확인했다. 경찰은 박 시장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북악산 일대를 수색하던 중 숙정문 인근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9일 오후 5시 17분쯤 박 시장 딸의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박 시장의 소재를 추적해왔다. 딸은 112에 전화해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청 비서실 직원은 지난 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성추행 등 혐의로 박 시장을 고소했다. 그는 비서 일을 시작한 이후로 박 시장의 성추행이 이어져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SBS는 “지난 2017년부터 박 시장 비서로 일하던 A씨가 변호사와 함께 서울지방경찰청을 찾았고, 곧바로 9일 새벽까지 고소인 조사가 진행됐다”고 했다. A씨는 박 시장과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을 증거로 제출했다고 한다. 결국 미투가 이 같은 끔찍한 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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