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서울지검장이 더 문제다

오풍연 | 입력 : 2020/07/11 [10:25]

법무검찰에는 4대 요직이 있었다. 서울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중수부장, 대검 공안부장 등이다. 이들 자리를 거치고 고검장이 안 된 사람은 거의 없다. 그만큼 중요한 자리여서 누구나 탐내는 요직이기도 했다. 세월이 지나면서 부침이 있었다. 대검 중수부장과 공안부장은 아예 없어졌다. 반부패수사부, 공공수사부 등으로 이름이 바뀌어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고 할까. 예전에 비하면 힘이 많이 빠졌다.

특히 중수부는 수사기능이 없어졌다. 대검에서는 직접 수사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공직비리나 경제비리 등 대형 사건은 중수부가 도맡아 하다시피 했다. 그런데 수사기능을 상실하면서 그 역할이 서울중앙지검으로 넘어갔다. 따라서 서울지검장은 그 영향력이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윤석열(연수원 23기)은 서울지검장에서 5기수를 건너 뛰어 검찰총장이 됐다. 이전 총장은 문무일(연수원 18기)이었다.

윤석열은 서울지검장 때 사법비리를 파헤쳤다. 양승태 대법원장을 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그 때는 정부와 코드가 척척 맞았다. 총장에 발탁된 이유이기도 하다. 작년 7월 검찰총장이 된 뒤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부와 틀어졌다. 조국 전 장관 수사를 한 게 결정적 계기였다. 아울러 유재수 사건, 울산시장 선거부정 사건 등 권력형 비리에 대해 잇따라 메스를 댔다. 정부가 달가워 할 리 없다. 그렇다고 임기가 보장된 총장을 내쫓을 수도 없는 상황. 할 수 없이 윤석열을 견제하라고 추미애를 법무장관에 앉혔다.

추미애와 윤석열은 처음부터 갈등 관계를 드러냈다. 추미애는 인사권을 통해 윤석열을 조였다. 이른바 윤석열 측근들을 지방으로 보냈다. 이번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의 핵심인 한동훈 검사장도 그 중의 하나다. 반면 서울지검장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이기도 한 이성윤을 앉혔다. 이성윤은 문재인 정부서 승승장구했다. 4대 요직 중 세 자리를 거쳤다. 반부패수사부장, 검찰국장을 거쳐 서울지검장 자리에 올랐다. 지금까지 이런 경우도 없었다. 두 자리를 거친 경우는 있어도 세 자리를 지낸 사람은 없다.

이성윤은 추미애 장관과만 코드를 맞췄다. 크게 잘못된 처신이다. 직속 상관은 서울고검장과 검찰총장이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이들과 먼저 상의를 해야 한다. 그런데 이성윤은 추미애에게 직접 보고를 하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조직이 망가진다. 검찰에는 전통적으로 검사동일체 원칙이 지켜져 왔다. 이는 상명하복을 말한다. 이성윤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말도 패쓰했다. 항명을 한 셈이다. 서울지검장이 이처럼 총장을 제낀 적도 없었다.

추미애는 이번에도 결국 이성윤의 손을 들어주었다. 윤석열에게는 손을 떼게하고 서울지검이 독자적으로 수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장관은 총장만 지휘할 수 있다. 이성윤이 양심이 있다면 서울고검장에게는 수사 상황 등을 보고해야 한다. 역대 서울지검장들도 그랬다. 상급청 기관장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다. 이성윤이 어떻게 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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