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 재혼 해프닝과 소설 쓰는 정치인들

오풍연 | 입력 : 2020/08/13 [01:44]

나도 긴가민가했다.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재혼을 했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물론 재혼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민정수석이라는 자리와 어울리지 않아 고개를 갸웃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한참 있다가 오보라는 기사도 떴다. 말하자면 해프닝이었다. 일부 국회의원들이 그들 두둔한다는 게 재혼까지 나갔던 것. 김 전 수석은 졸지에 두 번 장가간 사람이 됐다가 원위치 됐다.

내막은 이렇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지난 11일 한 방송에 나와 김 전 수석이 집을 두 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말못할 가정사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를 마냥 비난하면 안 된다고 했다. 무엇인가 알고 있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하지만 그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미래통합당 박성중 의원이 나섰다.

박 의원은 12일 김 전 수석과 군대 동기라며 잘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혼 얘기를 꺼냈다. 다들 믿을 수밖에 없었다. “아, 그런 사정이 있었구나”라고 했을 듯하다. 하지만 오보였다. 김종민이 연기를 피우고, 박성중이 불을 지폈던 셈이다. 둘다 말을 함부로 했다고 할까. 도운다고 한 게 오히려 더 난처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김 전 수석이 직접 해명하고 나섰다.

김 전 수석은 이날 “저와 관련해 보도되는 재혼 등은 사실과 너무도 다르다”면서 “오보로 가정파탄 지경"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사퇴 과정이 ‘뒤끝’이라는 비판을 받는 데 대해선 “역시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다만 자세한 경위에 대해선 “해명할 수도, 해서도 안 되는 위치”라고 답했다. 김 전 수석 본인마저도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의혹이 커진다고 할 수 있다.

불을 댕긴 것은 박성중 의원이다. 그는 CBS 라디오에 나와 “부인하고 관계가, 재혼도 했고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나중에 말을 거둬들였다. “(인터뷰에서) 김 전 수석을 옹호하는 차원에서 얘기했는데, 팩트를 확인한 결과 재혼은 아닌 것 같다”며 한발 물러섰다. 말하자면 소설을 썼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보듯 정치인은 참 무책임하다. 박 의원의 경우 이른바 ‘찌라시’에서 그런(재혼) 내용을 보았단다. 그것을 갖고 방송에 나와 떠들어댔던 것. 물론 고의성은 없다고 본다. 그러나 김 전 수석의 가족 등도 생각했어야 옳았다. 오죽하면 가정이 파탄날 지경이라고 하소연 할까. 김 전 수석 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는가. 김 전 수석이 부인했어도 이상한 눈초리로 볼 게 분명하다.

말이란 그렇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주워 담는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김 전 수석은 또 다시 상처를 입었다. 두 집 살림하는 사람처럼 비쳐졌으니 말이다. 정치인들도 가정사 등에 대해 얘기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특히 김종민의 헛발질은 한 두 번이 아니다. 조금 아는 체하다가 궁지로 몰아넣은 격이 됐다. 김 전 수석 역시 잘한 것은 없다. 오해를 불러오게끔 행동을 했다. 참외밭에서는 신발 끈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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