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는 사람은 말 없이 그냥 도와준다

오풍연 | 입력 : 2020/09/20 [09:27]

인간이 혼자서 살 수는 없다. 누군가와는 함께 해야 한다. 남을 도와주기도 하고, 남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일방적인 경우는 극히 드물다. 나도 남을 도와주고 배려해야 남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받기만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를 기브 앤 테이크라고도 한다. 대신 남을 도와주면 그것을 잊어야 한다. 뭔가 바라고 도와주면 안 된다는 뜻이다.

기자생활 30년을 포함, 지금까지 35년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크고 작은 일이 있었다. 어려운 일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슬기롭게 헤쳐 나왔다. 이런 과정에서 지인들의 도움도 받았다. 그들의 특성을 본다. 도와주는 사람을 절대로 생색을 내지 않는다는 것. 그냥 도와준다. 도와주겠다고 말이 앞선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빠듯하게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경제적 어려움이 없지 않았다. 그때마다 지인들이 도움을 주었다. 내가 따로 어려움을 호소한 것도 아닌데 도와주곤 했다. 2012년 2월 서울신문 국장으로 있다고 사표를 내고 나와 서울신문 사장에 도전했다. 그 때도 사회 친구의 도움을 받았다. 내가 같은 해 9월 자리를 잡을 때까지 생활비를 보태주었다. 큰 도움이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아내는 지금도 그 친구 얘기를 종종 하면서 감사함을 잊지 않고 있다.

대학 초빙교수로 9학기 동안 강의를 한 것도 대학 설립자인 사회 친구의 도움이 컸다. 내 생활이 빠듯하니까 대구에 내려와 강의를 하라고 했다. 한 두 학기 정도 예상했지만 5년 가까이 했다. 경제적으로 도움이 됐음은 물론이다. 투 잡을 갖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2012년 9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두 개 이상의 잡을 갖고 있다.

언론사 생활을 접은 뒤 첫 직장인 휴넷에 다니면서 중견기업의 고문을 맡기도 했다. 그 회사도 이름만 대면 다 안다. 회장님이 직접 고문을 맡아달라고 하셨다. 거기서도 많은 경험을 했다. 지금 고문으로 있는 메디포럼도 우연찮게 인연이 닿았다. 회장님 처조카 사위가 다리를 놓아 주었다. 와이디생명과학에서 5개월 만에 쫓겨난 뒤 쉬고 있던 나를 찾아와 “(처)작은 아버지가 작은 바이오 회사를 하고 있는데 도와주면 좋겠다”고 제의했다. 일주일에 비록 이틀 나가지만 행운의 일터다.

2016년 신문사를 그만둔 뒤 잠시 쉬고 있을 때 자리를 마련해준 행복에너지 권선복 대표님도 고맙지 않을 수 없다. 그보다 훨씬 여건이 나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권 대표님이 가장 편했고 자리를 만들어줘 며칠이나마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말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천은 어렵다. 말이 앞서는 사람은 절대로 그 같은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따라서 누구를 도와줄 때는 말 없이 도와주어야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주변 지인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려고 노력한다. 대신 도움을 주곤 완전히 잊는다. 잊지 않고 생각하면 서운한 마음도 든다. 사람이기에 그렇다. 또 남을 도울 수 있으면 행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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