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이제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돌려주라

오풍연 승인 2021.05.03 13:13 | 최종 수정 2021.05.03 14:15 의견 0

21대 국회 전반기 1년은 여당인 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식했다. 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다 안 되니까 다른 위원장 자리까지 맡지 않겠다고 해 그랬다. 민주당은 얼씨구 좋다는 듯 모든 상임위원장에 소속 의원들을 앉혔다. 역대 국회서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그러자 불만이 국민의힘에서 터져 나왔다.

상임위원장 자리를 잔뜩 기대했던 3선 이상 의원들 사이에 불만이 많았다. 상임위원장이 되면 이른바 특혜가 많다. 따로 국회 본관에 상임위원장실이 있고, 수백만원의 위원장 활동비도 받는다. 활동비는 움직일 때마다 돈이 필요한 의원들에게 단비와 같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그 자리를 마다하는 사람이 있을까. 여야 원내사령탑이 바뀌면서 위원장 자리를 놓고 다시 협상을 벌이고 있다. 관건은 법사위원장이다. 국민의힘은 다시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민주당은 절대로 못 주겠다고 버티는 형국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신임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3일 원구성 재협상과 관련해 "법사위원장을 돌려주지 않겠다는 건 장물을 계속 갖고 있겠단 거다. 장물을 돌려주는 건 권리가 아니라 의무"라고 밝혔다. 이는 송영길 민주당 신임 대표가 전날 "법사위를 제외한 7개 상임위원장 논의는 될 수 있다"며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넘겨줄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데 대한 답이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에 박광온 의원을 내정한 상태이기도 하다.

김 대표 권한대행은 취임 후 첫 비상대책위원회의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원구성에 대한 우리당 입장은 (법사위를 포함해 재배분돼야 한다로) 한결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법사위원장을 가져오는 데 사활을 걸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는 지난달 30일 원내대표 선출 직후에도 ‘야당 몫 법사위원장’이 오랜 관행으로 확립된 관습법이라며 ‘범법’, ‘폭거’, ‘비상식’이라는 말로 여당 몫 법사위원장을 고수하는 민주당을 비판한 바 있다.

김 대표 대행은 취임 인사차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도 “관습법과 전통으로 지켜왔던 국회 운영의 기본 룰은 이제 다시 정상화시켜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의장께서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두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박 의장은 “그야말로 진정성을 가지고 국민의 입장에서 소통하면 잘 풀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돌려주는 게 상식이다. 그대로 갖고 있겠다고 하는 것은 깡패짓과 다름 없다. 야당의 법사위원장 요구는 지극히 당연하다. 순리대로 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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