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검찰총장은 돌고돌아 김오수였다

오풍연 승인 2021.05.04 01:50 | 최종 수정 2021.05.04 02:09 의견 0

믿을 만한 사람은 김오수(58·사법연수원 20기)밖에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결국 김오수였다. 나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가 김오수를 포함, 4명을 추천할 때부터 김오수를 총장 최종 후보로 내다봤다. 문재인 정권의 성향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3명은 들러리를 섰다고 할까. 그동안 뜸을 들인 셈이다. 어쨌든 김오수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총장에 오를 것 같다.

김오수는 지난 번에도 총장 경쟁을 했었다. 당시는 3기수 후배인 윤석열에게 밀렸었다. 이번처럼 총장 기수가 거꾸로 간 적은 없었다. 그만큼 절박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권은 윤석열에게 큰 기대를 했다가 되치기를 당하는 등 실패를 거듭했던 터라 인선에 고심했을 것으로 본다. 김오수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뽑혔을 게다. 문재인 정부서 여러 차례 하마평에 오른 데서도 알 수 있다.

이변이 없는 한 다음 총장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59·23기)이라는 말이 파다했었다. 그러나 이성윤은 4명에도 끼지 못했다. 김학의 사건과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등 악재가 겹친 때문이었다. 김오수 후보자 인선에 이성윤의 거취가 함께 고려됐을 거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이성윤을 내칠 수는 없고, 서울검사장을 유임시키든지 고검장으로 승진시키기 위해 김오수 카드를 선택했다는 얘기다.

만일 이 지검장의 동기나 아래 기수인 구본선 광주고검장(23기), 배성범 법무연수원장(23기),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24기)가 총장으로 지명됐다면 이 지검장 역시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선배 기수인 김 후보자가 총장 낙점으로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이 지검장의 운신 폭이 넓어졌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오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과학수사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등을 역임한 ‘특수통 검사’ 출신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법무연수원장을 거쳐 법무부 차관에 발탁됐다. 2018년 6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박상기·조국·추미애 등 문재인 정부 1~3대 법무부 장관을 연달아 보좌하며 여권으로부터 ‘믿을 수 있는 사람’이란 평가를 받았다.

조국 전 장관이 사퇴한 뒤 3개월간 장관 권한대행을 맡으면서 이른바 ‘조국판 검찰개혁’ 후속 조처를 무난히 이행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검찰개혁 추진 경과 및 향후 계획’을 문 대통령에게 직접 대면보고를 했다. “차기 검찰총장 인선은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상관성이 크다”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 발언에 부합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와 코드가 맞는다는 뜻이다.

김 후보자는 지명 직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로 나와 “어렵고 힘든 시기에 검찰총장으로 지명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겸허한 마음으로 인사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오수 앞에 놓여 있는 검찰의 과제는 많다. 무엇보다 다 망가진 검찰 조직을 추스러야 한다. 친정부 인사라는 색깔도 빼야 한다. 검찰은 검찰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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