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윤석열 첫 공개 행보, 화두는 역시 ‘국민’이다

오풍연 승인 2021.06.09 15:04 | 최종 수정 2021.06.09 15:11 의견 0


윤석열이 9일 사실상 정치행보 스타트를 끊었다. 우당 기념관 개관식에서다. 지난 3월 4일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뒤 4월 2일 사전선거 때 잠깐 얼굴을 비췄지만 오늘처럼 공개적으로 여러 말을 한 적은 없었다. 물론 오늘도 정치적 발언은 없었다. 하지만 몇 마디 발언의 행간을 볼 때 정치행보를 본격화 했다고 볼 수 있다. 어제 행사 참석을 알린 것부터가 그렇다.

"국민 여러분의 기대 내지는 염려, 이런 걸 제가 다 경청하고 다 알고 있다" 윤석열이 개관식 참석에 앞서 기자들에 둘러싸여 한 말이다. 이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국민을 꺼낼 이유도 없다. 실제로 윤석열은 여론의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만 바라보겠다” 윤석열과 직간접 소통을 통해 들은 말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기존 정치와도 일정 부분 거리를 두겠다는 것. 정치인들이 말은 국민을 강조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한 게 사실이다. 윤석열이 뜸을 들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국민의 뜻을 보다 더 정확히 파악하려는 의도와 무관치 않다. 즉각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하겠다고 밝히지 않는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윤석열은 많은 질문이 쏟아졌지만 미리 준비해둔 발언만 하는 듯 했다. 매번 같은 스타일이다.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전달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묻자 "그에 대해서는 아직, 오늘 처음으로 제가 (공개 장소에) 나타났는데"라며 "제가 걸어가는 길을 보시면 차차 아시게 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행사 참석 취지에 대해선 "한 나라가 어떤 인물을 배출하느냐와 함께 어떤 인물을 기억하느냐에 의해 그 존재가 드러난다고 했다"면서 "오늘 이 우당 선생의 기념관 개관이 아주 뜻깊고 대단히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다 아시다시피 우당 선생의 그 가족, 항일 무장 투쟁을 펼친 우당 선생 6형제 중 살아서 귀국한 분은 다섯째 이시영 한 분"이라며 "다들 이역에서 고문과 영양실조로 돌아가셨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우당과 (그) 가족의 삶은 엄혹한 망국의 상황에서 정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생생하게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한 것도 눈에 띄었다. 상식과 정의가 무너져 내렸다고 개탄한 문재인 정권과 대척점에 있다고 할까. 앞으로 윤석열이 함께 일할 사람들도 이런 맥락에서 고르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국민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사람들을 우선 대상으로 보고 추천을 받고 있다고 한다. 외양을 지양하고, 실질을 존중한다는 뜻이다.

윤석열의 국민의힘 입당은 다소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도 크다. 그 때까지는지금처럼 당 밖에서 국민 여론을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스타일의 정치를 선보이는 셈이다. 그는 정치권 경험이 전무하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데도 역점을 두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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