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공수처는 윤석열을 못 죽인다

오풍연 승인 2021.06.11 02:44 | 최종 수정 2021.06.11 02:56 의견 0


공수처가 윤석열에 대해 칼을 뽑아들었다. 직권남용 혐의로 정식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다. 이것까지는 이상할 게 없다. 누구든지 고소고발을 하면 사건을 배당하고, 자동 입건 된다. 윤석열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윤석열의 혐의는 직권남용. 이른바 '옵티머스 사건' 불기소와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사건 조사·수사 방해 관련 혐의 등이다.

공수처가 과연 윤석열을 부를 수 있을까. 나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지지율 1위의 대권주자이기 때문이다. 역대 정부도 그랬다. 유력 대권주자에 대해서는 선거가 끝날 때까지 부르지 않았다. 아니 국민저항 등을 감안해 부르지 못한다는 표현이 맞을 게다. 하지만 윤석열도 입건된 이상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없다. 여권은 그것을 이용하려 들 것이다. 불러 조사하라고.

공수처를 왜 만들었는지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시점에 윤석열을 입건한 것부터가 그렇다. 공수처는 마냥 미룰 수 없어 수사에 나섰다고 할 터. 어쨌든 비난받을 소지가 더 크다. 공수처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윤석열을 지금보다 더 키워줄 수도 있다. 이는 국민들이 공수처의 수사를 방해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후보 윤석열은 우리가 지켜주어야 한다”고. 공수처가 그만한 명분을 쌓을 수 있을지도 의심이다.

공수처의 윤석열 수사 착수에 대해 여야는 각각 다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야권은 유력 대선주자 죽이기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나경원 전 의원은 10일 “신독재 플랜이 다시 시작된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이 본격적으로 ‘윤석열 죽이기’에 돌입했다. 저와 우리 당이 온몸을 던져 막으려 했던 그 공수처는 이렇게 철저하게 ‘야권 탄압’의 특수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한다. 이것을 막으려 했다. 이 끔찍한 사태를 예상했기에 우리는 모든 것을 걸고 공수처를 막아야 했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의원도 입장문을 통해 “문재인 정권이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면서 “‘윤석열 파일’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더니 윤 전 총장을 향한 정권의 마각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을 지금의 범야권 유력 대선후보로 키워 준 것이 바로 문재인 정권이다. 윤석열을 죽이려 할수록 문재인 정권에 대한 국민적 저항은 더 커져만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용두사미일지,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지 지켜보겠다”면서 “공수처는 헌법재판소가 설립 초기 용단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고, 자리 잡을 수 있었다는 역사적 교훈을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잘 해내야 한다”고 했다. 최민희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이)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대권 출사표를 낼 것”이라고 비꼬았다.

무엇보다 직권남용 혐의는 입증하기 어렵다. 설령 기소되더라도 무죄로 결론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그럼에도 공수처가 칼을 빼들어 의심을 사고 있는 것이다. 내가 보건대 공수처 수사는 ‘악수'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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