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문 대통령 일본 방문 취소 잘 했다

오풍연 승인 2021.07.20 02:07 | 최종 수정 2021.07.20 02:10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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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 말하지만 일본은 속좁은 나라다. 왜 스스로를 작고 초라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그게 일본의 속성일까. 그렇다면 달리 대책도 없다고 하겠다. 최근 한일관계를 보더라도 그렇다. 일본 외교관의 망언에 대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더라면 이처럼 더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방문을 취소한 것은 잘한 일이다.

한국이 이처럼 강하게 나오자 일본 측은 또 다른 소리를 하고 있다. 두 나라 관계를 개선하려고 했단다. 그 말을 누가 믿겠는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한일 관계 개선을 거론하며 한국과 소통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 교도통신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19일 일본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방일 무산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일한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우리나라(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토대로 한국 측과 의사소통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가는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문 대통령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외교관으로서 극히 부적절한 발언이며 유감”이라고 말했다. 앞서 주한 일본대사관 2인자인 소마 공사는 지난 15일 JTBC 기자와의 대화 중 문 대통령의 한일 관계 개선 노력을 폄훼하면서 ‘마스터베이션(자위)’이라는 성적(性的) 표현을 사용했고, 이 사실이 공개되는 바람에 한국 내에 비난 여론이 비등했다.

이보다 앞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문 대통령은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한 방일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한·일 양국 정부는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양국 간 역사 현안에 대한 진전과 미래지향적 협력 방향에 대해 의미 있는 협의를 나눴다”면서도 “상당한 이해의 접근은 있었지만, 정상회담의 성과로 삼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며 그 밖의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소마 공사의 발언이 영향을 미쳤음도 분명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용납하기 어려운 발언이었다. 국민 정서를 감안해야 했고, 청와대 내부 분위기도 회의적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도 “어떠한 상황, 맥락하에서 한 것이라도 외교관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토 장관은 소마 공사의 문책성 경질론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재외공관 직원의 넓은 의미에서 인사 문제가 된다”며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장관이 소마 공사의 재임 기간 등을 고려해 “적재적소 (인사 배치) 관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한일관계는 참 어렵다. 문 대통령도 웬만하면 두 나라의 물꼬를 트고 싶었을 게다. 하지만 일본에 갔다가 빈손으로는 돌아올 수 없는 상황이어서 최종적으로 이 같은 판단을 한 것 같다. 이제 두 나라간 관계 개선은 차기 정부로 미룰 수밖에 없을 듯 하다. 우리가 구걸하다시피 손을 내밀 필요는 없다.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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