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이준석은 정치 대선배 원희룡의 충고를 명심하라

오풍연 승인 2021.08.13 11:24 의견 0


어찌보면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가장 잘 맞을 것 같다. 둘다 수재형에다 일찍 정치를 시작한 것도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은 정반대다. 원희룡이 이준석을 호되게 질타하고 있다. 다른 후보들이 이준석의 눈치를 보고 있는 반면 원희룡은 정치 선배로서 할 말을 하겠다는 뜻이다. 원희룡의 자신감이 읽혀진다고 할까.

홍준표마저도 이준석의 심기를 건드리려 하지 않는다. 이는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 이준석과 윤석열의 관계가 불편한 것을 알고 이준석 편을 들고 있다. 그것이 윤석열을 견제하는 효과도 가져오는 까닭이다. 정치란 이렇다. 자기에게 유리하다 싶으면 원수와도 손을 잡는다. 지금은 아이러니하게도 홍준표와 이준석이 한 편이다.

나는 원희룡을 높이 평가한다. 정치인이 유불리를 따지기 전에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하는 기개가 있어야 한다. 다른 말로 하면 용기다. 원희룡이 총대를 멨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이준석이 하는 짓을 보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더 심하게 얘기하면 유치함마저 느껴진다. 후보들을 갖고 코미디를 하려 한다. 이런 것에 대해서는 “노”라고 해야 한다. 원희룡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원희룡은 13일 ‘이준석 대표의 오만과 독선, 좌시하지 않겠다’는 글을 올려 “그간 우리 당이 무엇 때문에 망했었는지 모르는가? 지도자의 오만과 독선 때문이었다”라고 했다. 이준석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게다. 그가 자아도취돼 있기 때문이다. 원희룡은 “이회창 총재가 그랬고 박근혜 대통령이 그랬다. 자신은 돌아보지도 않고 오직 나만 따르라고 명령했다. 구성원간의 자유로운 소통을 차단하고 민주적인 당 운영을 무너뜨렸다”라고 상기시켰다.

그는 “나는 36살에 정치를 시작하면서 당 민주화를 위해 끊임없이 싸웠다. 당 민주화만이 민심을 얻고 정권을 획득하며 성공적인 국정을 보장하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지금 이 대표는 성공의 기억과 권력에 도취해 있다”면서 “이 대표의 당 대표 선거 승리는 대단한 일임에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성공 기억을 절대화해선 안 된다. 자신의 손바닥 위에 대선 후보들을 올려놓고, 자신이 기획 연출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려 한다. 그리하면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받아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 믿는 것 같은데, 이는 무책임하기 그지없는 없는 일”이라고 했다.

나도 여러 번 지적했지만 당 대표 선거와 대선 후보 선출은 아예 차원이 다르다. 당 대표가 공정한 관리자로서의 역할에 의심을 받는 순간, 흥행 성공은커녕 판 자체가 깨져버리는 파국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준석은 그것을 망각하고 있다. 경선 룰을 정하는 것처럼 중대한 사항은 구성원들의 의사를 널리 수렴하고 당헌 당규상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진행되는 것을 보면 이준석의 머리에서 나온 게 틀림 없다.

내가 볼 때도 이준석은 우물안 개구리다. 세상은 넓다. 유치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무엇보다 후보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고, 전략을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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