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윤석열 피의자 입건, 윤석열답게 뚜벅뚜벅 가라

오풍연 승인 2021.09.11 07:05 의견 0


#1: 윤석열을 피의자로 입건했단다. 공수처의 발표다. 누구든지 법 위에 군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윤석열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 할 지는 모르겠다. 통상 대선 후보는 예외를 두곤 했다. 만약 윤석열을 겨냥했다면 안 될 일이다. 입건만 하고 수사는 뒤로 미루기 바란다. 더 진행하면 불행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나라가 엉망이다. 뒤에서 웃는 사람도 많겠지만.

#2: 윤석열은 지금 어떤 심정일까. 별별 생각이 다들 것으로 본다. 전직 검찰총장에서 피의자 신분이 됐다. 공수처가 4개 혐의로 입건했기 때문이다. 나는 검찰을 오래 출입했다. 윤석열보다 7년 먼저 검찰과 인연을 맺었다. 이번처럼 전광석화 같이 유력 대권후보를 입건하리라곤 상상조차 못 했다. 정말 공수처가 자발적으로 수사에 착수했을까.

권력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더욱 큰 일이다. 이 같은 조치가 문재인 정권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모르겠다. 윤석열은 국민 후보 성격이 짙다. 문재인 정권의 탄압을 받으면서 오늘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런 후보를 바로 입건하고, 수사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윤석열은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 국민이 지켜주는 까닭이다. 평소대로 행동하라. 윤석열답게.

내가 어제 페이스북에 올린 두 개의 글이다. 나도 그 소식을 듣고 황당했다. 고발이 들어오면 절차에 따라 사건을 배당하고, 입건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윤석열은 제1야당의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다. 자칫 야당 탄압으로 비쳐지기 십상이다. 이러려고 공수처를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예전에는 검찰이 권력의 주구(走狗)라고 했다. 이제는 공수처가 그 자리를 이어받은 것 같기도 하다.

윤석열의 반응이 나왔다. 10일 오후 중앙일보와 가진 전화 통화에서 “26년간 수사를 해 온 나지만 어이가 없다”며 “공수처는 입건(피의자)하는 기준이 다른가 보다. 국민 관심이 입건 기준인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수처가 정치공작에 이용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기자들을 만나선 '입건'에 대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 “입건하라 하십시오”라고 말하곤 차량에 올랐다.

윤석열이 이처럼 반응을 한 것은 공수처 관계자의 얘기를 듣고서다. 공수처 관계자는 고발장 접수 4일 만에 전격 압수 수색을 한 데 대해 “국민적 관심이 높고 정치권과 언론에서도 신속하게 하라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사건 특성상 증거 확보가 시급했고, (증거의) 훼손 우려도 크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어 “‘수사기관이 명쾌히 밝히라’는 사설⋅칼럼⋅기사들이 나오고 ‘강제 수사가 필요하다’고 언론에서 이야기 해 강제 수사를 한 거지, 죄가 있느냐 없느냐는 그다음의 이야기”라고도 했다.

참 웃기는 설명이다. 야당의 유력 대선 후보를 언론 때문에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둘러댄다. 이제 대한민국은 언론이 수사를 지시하는 나라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을 수사하라고 해도 그럴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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