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우리의 집단지성은 죽지 않았다

오풍연 승인 2021.10.11 16:01 의견 0


민주당 경선과 국민의힘 4강 경선을 보면서 느낀 게 있다. 우리 국민의 집단지성이 발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굉장히 중요한 대목이다. 대선 후보들도 이 점을 잘 보아야 한다. 간과했다간 큰 코 다친다. 집단지성 역시 민심의 발로다. 국민의 판단은 그대로 존중해야 한다. 그것을 무시할 수는 없다. 내가 이재명은 싫어하면서도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데 대해 축하를 건넨 이유이기도 하다.

먼저 국민의힘 4강을 본다. 원희룡이 그 안에 들었다. 사실 원희룡이 들어갈 것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는 많지 않았다. 오히려 황교안을 점치는 사람이 더 많았단다. 물론 나는 원희룡이 4강에 들 것으로 점쳤다. 국내 정치에도 정통한 지인이 전화를 했다. “원희룡이 4강에 든 것은 집단지성이 발휘된 결과입니다”라고 했다. 국민은 결국 돼야 할 사람은 선택한다는 얘기였다.

그랬다. 원희룡이 4강에 들면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 토론회는 품격이 높아지게 됐다. 윤석열도, 홍준표도 품격과는 거리가 멀다고 하겠다. 유승민은 모범생 이미지가 강하다. 여기에 실력과 품격을 갖춘 원희룡이 가세함으로써 주목도를 더 끌어올리게 됐다. 황교안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황교안이 4강에 올랐으면 토론회도 지금처럼 관심을 끌지 못할 게다.

원희룡은 특히 1대1 맞수토론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본다. 원희룡은 콕 집어 흠잡을 데가 없다시피 하다. 정치 행정 모두 잘 안다. 국제 문제도 해박한 편이다. 유학파는 아니지만 글로벌 감각도 갖추었다고 하겠다. 특히 대장동 사건을 파헤치는 데 ‘1타 강사’로 명성을 얻고 있는 중이다. 설명을 아주 짧게 잘 한다. 이재명이 가장 두려워 하는 상대가 원희룡이 될 지도 모르겠다.

민주당 3차 슈퍼위크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집당지성이 드러났다. 그동안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재명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이낙연이 두 배 이상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이것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이재명 갖고는 안 되겠는 민심이 표출됐다고 하겠다. 요즘 민심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여긴다. 이재명 측은 애써 그렇지 않다고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재명 측이 잘못 보고 있는 것이다. 분명 대장동 사건 때문에 경종을 울렸다.

이재명이 내년 3월 대선 때까지 갈 수 있을까. 국민들의 집당지성이 또 다시 발휘될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갖고는 도저히 안 되겠다. 후보를 바꾸어야 한다. 다른 후보를 내세울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비등할지 모른다. 그럼 이재명도 버티기 어려울 듯 싶다. 대선 후보 교체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검찰 수사 등 변수가 많아 그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할 수 없다.

나는 우리 국민의 집당지성을 믿는다. 국민의힘 역시 상대적으로 흠이 적은 후보를 골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재명처럼 흔들릴 공산이 크다. 경선 후보 면면을 볼 때는 원희룡이 그 중 낫다. 국민들이 그런 점도 봐주었으면 한다. 나라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과 품격을 갖춘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 그것은 모든 국민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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