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이낙연 결과 승복, 잘 했다

오풍연 승인 2021.10.14 09:33 의견 0


이낙연의 정치 인생은 사실상 끝났다고 보아야 되겠다. 국회의원직까지 던지고 대선에 올인했지만 끝내 꿈을 이루지 못 했다. 이낙연 자신도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웠을지 모른다. 이재명에게 진다는 것은 꿈엔들 생각하지 못 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는 생물이었다. 자신의 적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여겼던 이재명에게 밀렸다.

이낙연과 이재명을 비교하면 이낙연이 훨씬 낫다. 그런데 유권자, 즉 국민들은 이재명을 선택했다. 그 선택도 존중해야 한다. 악법도 법이라고 했다. 이낙연은 결국 민주당 경선 결과에 승복했다. 13일 열린 민주당 당무회의에서 이의 제기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그것을 수용한 셈이다. 아쉬움이 많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잘 했다고 본다. 더 시간을 끈다고 번복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낙연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후보자 사퇴자 득표의 처리 문제는 과제를 남겼지만, 그에 대한 당무위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대통령 후보 경선 결과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1000자 분량의 '사랑하는 민주당에 드리는 글'에서 "경선에서 승리한 이재명 후보께 축하드린다"며 "이 후보께서 당의 단합과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낙연은 "함께 선의로 경쟁하신 추미애 박용진 김두관 정세균 이광재 최문순 양승조 동지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저는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 민주당이 직면한 어려움을 타개하고 국민의 신임을 얻어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숙고하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족한 저를 도와 주고 지지해 준 모든 분께 눈물 나도록 고맙고 미안하다"며 "그 고마움과 미안함을 제가 사는 날까지 모두 갚아야 할 텐데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러분의 사랑을 제 삶이 다하도록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당원과 경선에 참여한 일반 국민들을 향해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해 주기 바란다. 동지 그 누구에 대해서도 모멸하거나 배척해서는 안 된다"면서 "그래서는 승리할 수 없다. 그 점을 저는 몹시 걱정한다"며 지지자 간 갈등 양상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아버지 얘기도 꺼냈다. 그는 "지금은 민주당의 위기입니다. 위기 앞에 서로를 포용하고, 그 힘으로 승리했던 것이 민주당의 자랑스러운 역사"라며 "그것이 평생을 이름 없는 지방당원으로 사셨던 제 아버지의 가르침이었습니다. 부디 저의 고심 어린 결정과 호소를 받아 주시기를 간청드린다"라고도 했다. 끝으로 "여러분과 함께 강물처럼 끈기 있게 흘러 바다에 이르겠다"고 덧붙였다.

이낙연은 기자 출신이다. DJ에게 발탁돼 배지를 달았다. 전남지사, 국무총리, 당 대표를 거치면서 몸집을 키웠다. 다음 대선 후보는 이낙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이재명에게 추월을 허용한 뒤 한 번도 뒤집지 못 했다. 그의 한계라고 할까. 인생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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