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이재명 스타일 구겼다, 전국민 지원금 철회

오풍연 승인 2021.11.19 09:17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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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18일 트레이드 마크처럼 여겼던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철회했다. 그렇게 정부를 밀어붙이더니 꼬리를 내렸다고 할까. 무엇보다 명분이 없었다. 그럼 국민들이 지지할 리 없다. 철회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고 할 수 있었다. 민주당도 난리를 피웠는데 모양이 우습게 됐다. 국정조사 으름장을 놓았던 그들이다.

집권당 대선 후보의 한마디는 굉장히 중요하다. 바로 정책으로 연결될 수도 있어서다. 그런데 이재명은 실 없는 사람이 됐다. 똥볼을 찼다고 할 수 있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셈이다. 그나마 이재명이 더 밀어붙이지 않고 철회한 것은 잘한 일이다. 잘못된 결정은 철회하는 게 마땅하다. 또 그런 결정은 빠를수록 좋다.

이재명은 이날 “지원 대상과 방식을 고집하지 않겠다”며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사실상 철회했다. 지난달 29일 공식 제안한 지 20일 만이다. 집권 여당이 정부 부처인 기획재정부를 향해 국정조사까지 압박하며 밀어붙였지만 악화하는 여론 앞에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이 후보는 “당장 여야 합의가 가능한 것부터 시행하자”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피해를 시급히 지원하자”고 제안했다.

이 후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야당이 지급에 반대하고 정부도 신규 비목 설치 등 예산 구조상의 어려움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면서 “아쉽다. 그러나 각자의 주장으로 다툴 여유가 없다”고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는 추후에 검토해도 된다”고 했다. 전국민 지원금을 추진할 동력을 잃었다고 할 수 있다.

이재명의 재난지원금 추진에 여론도 싸늘했다. 그리고 지지율도 그것을 받쳐주지 못 했다. 코로나19 초기였던 지난해와 달리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하는 여론이 압도적인 데다 선거대책위원회가 출범한 지 보름 이상 지나도록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히자 국면 전환이 필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대선 후보의 ‘하명 예산’을 확보하려던 집권 여당은 깊은 상처가 남았다는 평가다. 야당은 지원금 철회에 “‘아쉽다’보다는 사과가 먼저”라며 꼬집었다.

지난 6~7일 SBS·넥스트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후보의 추가 재난지원금 제안에 39.1%가 ‘추가 지급을 반대한다’고 답했다. ‘선별 지급(35.3%)’과 합치면 응답자 74.4%가 ‘이재명표 재난지원금’을 거부한 셈이다. 같은 날 실시된 한국경제·입소스 조사에서도 77.3%가 반대했다. 지난해 4월 ‘1차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 추진됐을 때 찬성(58.2%)이 반대(36.6%)를 압도(리얼미터 조사)했던 것과 180도 바뀐 상황이 이 후보를 도리어 압박했다.

이처럼 퍼주는 정책이 무조건 좋은 것만도 아니다. 또 정책을 철회하면 대미지도 크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기 때문이다. 이재명과 민주당 측이 유념할 대목이다. 후보가 불쑥 정책을 던지는 것도 재고해야 한다. 이번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그랬다. 특히 정책은 꼼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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