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여성가족부 폐지’ 꺼낸 윤석열

오풍연 승인 2022.01.08 14:31 의견 0


윤석열이 7일 오후 페이스북에 딱 일곱 자만 올렸다. “여성가족부 폐지”. 나도 처음에는 의아했다. 윤석열 스타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윤석열이 직접 올렸을 것으로 본다. 그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8일 오후까지 2만7000명이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도 9600여개나 달렸다. 지금까지 윤석열이 올린 글 중 최고의 반응을 보인 게 아닌가 싶다. 그만큼 관심이 큰 사항이라는 뜻이다.

윤석열이 그냥 장난으로 올렸을 리는 없다. 무언가 의도를 했을 터. 20대 남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그랬을 것으로 본다. 사실 젠더 문제는 굉장히 민감하다. 이수정 교수와 신지예씨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적도 있다. 여성가족부 폐지 문제도 민감하기는 마찬가지. 여성들이 반대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선거 이슈화 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해 10월 윤 후보는 여성가족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고 관련 업무와 예산을 재조정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는데, 이날 페북 글을 통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한층 더 선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선대본부의 한 관계자는 "경선 때 공약은 양성평등가족부 신설이었다. 기존 여가부 문제점을 인식하고 균형 있는 양성평등을 추구하겠다는 것이었는데, 큰 호응이 없었다"면서 "당을 지지하는 민심이 그걸 더 원한다는 판단에 윤 후보가 여가부 폐지 공약을 며칠 전 전향적으로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에도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라며 비슷한 게시물을 올렸다. 이 역시 '이대남'을 겨냥한 공약으로 볼 수 있다. 윤 후보의 이대남 공략은 최근 여론조사 흐름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특히 청년층 지지율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18∼29세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4%,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23%였고 윤 후보는 10%에 그쳤다.

이에 따라 윤 후보가 단기간에 2030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 '초강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사실상 이대남과 이대녀(20대 여성)를 '갈라치기' 하는 것이어서 여성들의 반발을 불러올 것이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여성 표심보다는 남성 표심을 자극한 조치로 여겨지는 이유다. 20대 남성들은 찬성 댓글을 많이 달았다.

“잘하셨습니다!! 후보님! 때론 지치고 때론 맘 아프고 그래도 묵묵히 힘내십시오!! 당당했던 검찰총장님 시절이 그립습니다 ㅠㅠ 승리의 환한 모습 꼭 보고 싶습니다!!” “윤 후보님! 여성가족부 폐지 적극 지지합니다! 좌고우면 No! 진군 진군 진군입니다” “응원합니다 홧팅입니다” 이 같은 댓글이 주를 이루었다. 환영한다는 얘기다.

윤석열은 무엇보다 2030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이준석과 다시 손을 잡음으로써 기대를 낳고 있다. 2030은 아직 부동층이 많다. 그들을 끌어와야 승산이 있다. 모든 후보에게 똑같다. 그들이 선거의 키를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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