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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사건, 이처럼 끔찍한 일은 없어야

오풍연 승인 2022.06.10 04:09 | 최종 수정 2022.06.10 04:12 의견 0


목요일의 대참사라고 할 수 있었다. 9일 일어난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사건으로 무고한 6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정말 순식간이었다. 소송 사건에 앙심을 품은 방화범이 건물 안으로 들어간 뒤 바로 검은 연기가 밖으로 새어 나왔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이 불을 20분 만에 껐지만 방화범을 포함 모두 7명이 숨졌다. 불이 난 곳은 건물 2층이다.

경찰에 따르면 50대 방화범 A씨는 이날 오전 10시55분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인근에 있는 7층짜리 변호사 사무실 건물의 2층 203호에 시너를 들고 들어가 불을 질렀다. A씨가 불을 지른 곳은 B씨 측 법률 대리인 C변호사가 근무하는 곳으로 밝혀졌다. 범행 당시 C변호사는 다른 재판 일정이 있어 포항 법원으로 출장을 가 화를 면했다. 그러나 C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사무실을 함께 쓰는 다른 변호사 등 6명이 A씨의 방화로 목숨을 잃었다.

경찰이 입수한 CC(폐쇄회로)TV 화면을 보았다. A씨는 오전 10시 53분쯤 마스크를 쓰고 흰 천으로 가린 물체를 든채 건물로 들어섰다. 경찰은 천에 덮인 물체가 인화물질인 시너인 것으로 보고 있다. 목격자들은 “펑”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고 말했다. 건물이 흔들렸다는 얘기도 했다. 40여명도 대피 과정에서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국민들도 큰 충격을 받았지만 특히 변호사 사회는 경악을 금치 못 했다. 또 같은 일이 벌어지지 말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재판이란 그렇다. 지는 쪽이 있으면 이기는 쪽도 있다. 변호사는 이기든, 지든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하겠다. 변호사 사무실에 와 행패를 부리거나 따지는 사람은 더러 있다. 대구 사건처럼 극단적 행동을 하면 막을 방법도 없다.

왜 이 같이 끔찍한 일이 벌어졌는지 살펴 본다. A씨는 지난 2013년 대구 수성구의 한 재개발건축 사업에 6억8500만원을 투자했다 분양 저조로 큰 손해를 봤다. 그 뒤 A씨는 대구지방법원에 재개발사업 시행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1·2심에서는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시행사가 돈을 지급하지 않자 A씨는 지난해 1월 시행사 대표 B씨를 상대로 "돌려받은 변제금을 뺀 나머지 5억3400만원, 이자 등 총 8억2304만원을 돌려달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와 아무런 채권·채무 관계가 없다"고 주장한 피고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당시 재판부는 "B씨가 채권추심을 방해하기 위해 법인제도를 남용하는 등의 행동을 했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며 "A씨는 재개발사업 시행사에 관한 주주 구성이나 지배관계를 확인할 아무런 객관적 증거도 제출하지 않았다. B씨가 재개발사업 시행사의 배후로서 법인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증거도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불복한 A씨 측은 항소했다. A씨가 낸 민사소송 항소심 변론기일은 오는 16일 오전 11시10분 대구고법에서 열릴 예정이었는데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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